호주 전체 불법체류자는 5만8400명-한국인 5번째

10년 이상 거주자 2만명, 한국 5번째 많은 국가

호주에 머무는 불법 체류자 수가 6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언론들은 최근 호주 인구 390명 당 1명 꼴인 약 6만명이 불법 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나 단속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법 체류자의 정확한 규모는 5만 8400명으로 빅토리아주에서 각각 5번째와 6번째로 큰 도시인 밀두라와 세퍼라톤의 인구와 맞먹는다. 이는 2010-2011년 선박을 타고 호주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 규모인 4695명을 왜소해 보이게 만드는 숫자다.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헤럴드선이 입수한 기록에 따르면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 영국, 한국의 순으로 불법체류자 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5년 이상, 2만명은 10년 이상 호주에 거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3명 중 2명은 2년 이상 정부 당국을 피해다닌 것으로 나타났다.

빅토리아 주의 다문화 커뮤니티 의회의 의장 삼 아프라 씨는 “불법 체류자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주거와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고 세금을 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보트피플들처럼 분노를 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면 호주에 체류하기는 충격적일 정도로 너무나 쉽다”며 “불법체류자들이 범죄와 수상한 행동을 저지르기 때문에 합법 이민자들의 명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감된 테러리스트 지도자 압둘 벤브리카는 1989년 방문비자로 입국해 수년 동안 불법으로 체류했다. 1992년 결혼한지 석 달 만에 불법체류 상태에서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었다. 2005년 체포될 때까지 자녀 7명, 아내와 함께 복지 수당을 받으며 살았다.

불법체류자들은 마약 카르텔, 성매매, 사기에도 연루됐다. 멜번과 빅토리아주 지역에서 불법 체류자 43명이 마리화나를 재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해 4억 달러 규모의 범죄 조직을 소탕하는 과정에 체포됐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들어와 과수원에서 일하던 불법체류자 76명을 추방하기 위해 사용한 전세 항공편 비용 10만달러는 고스란히 납세자의 주머니에서 나간 셈이다.

호주인권위원회 캐서린 브랜슨 위원장은 연장 비자와 비행기로 도착한 뒤 난민을 신청한 사람들이 보트 피플보다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다른 오해는 보트를 타고 도착하는 사람들은 불법 체류자로 간주한다는 점”이라며 “호주는 난민을 신청하는 사람들을 조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말 현재 불법체류자 수는 2005년에 비해 1만600명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