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달러 급등에 호주 유학생.연수생 ‘비명’

최근 호주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3만명에 달하는 호주의 한국 유학생들과 연수생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호주는 같은 영어권인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 등에 비해 물가나 환율이 싼 것이 유학지로서의 장점이었으나 지금은 그런 장점은 모두 사라진 지 오래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초 1호주달러당 1,105원 수준이었던 원.호주달러 환율은 불과 한 달 여만인 11일 1,192,90원까지 치솟으면서 1호주달러당 1,200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한국에서 호주로 송금을 보낼 때 적용되는 환율은 이미 1호주달러당 1천200원을 넘어섰다.

12일 현재 한국에서 원화를 호주달러로 바꿔 호주로 송금하려면 1호주달러당 1,203,03원의 환율을 적용해야 한다.

한화 500만 원을 환전해 보내봐야 4천 150호주달러밖에 못받는다는 얘기다.

3춴 초에는 500만원을 환전해 보낼 경우 4천500호주달러 안팎을 받을 수 있었다.

호주달러가 미국달러보다 비싸진 지는 오래됐다.

현재 1호주달러는 1,05미국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드니대 유학생인 박은영(21.여) 씨는 “올해 들어 호주달러 환율이 조금 낮아지지 않으려나 기대를 했는데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며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면서 힘들게 돈을 부쳐주시는 아버지께 너무 큰 부담을 드리는것 같아 가시방석에 앉아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생 딸을 조기유학시키기 위해 호주행을 택한 이소연(35)씨는 “10년 전 어학연수를 할 때의 좋은 느낌을 간직하고 호주에 왔는데 환율이 너무 올라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라며 “한국에서 돈을 부쳐주는 남편에게도 너무 미안하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호주에는 약 3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 유학생이 학위 취득과 영어 연수 등의 목적으로 체류하고 있는데, 대부분 한국에 남아있는 부친 혹은 부모가 부쳐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형편이다.

3만 명이 넘는 호주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도 일부는 현지에서 일을 해 번 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그 돈만으로 생활이 어려울 경우 한국의 부모로부터 송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워킹홀리데이 참가자인 최영은(25.여)씨는 “환율이 너무 올라 되도록이면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부담을 안드리려고 하고 있지만 생활이 어려울 경우 어쩔 수 없이 손을 벌리게 된다”며 “환율 때문에 조기 귀국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인한 한반도 정세 불안과 증시 폭락, 원화 가치 하락, 호주 증식 활황세 등이 원.호주달러 환율 급등의 주요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